안팎

안녕하세요. 민구홍입니다.

2023년 8월 7일 목요일 『안팎』이 론칭했습니다. 『안팎』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출판물, 즉 웹진(webzine)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구독형 이메일 서비스로 기획됐지만, 느닷없이 AG 랩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이런 형태로 탈바꿈했죠. 요컨대 『안팎』은 사람과 대화를 통해 들여다본 안팎을 나눕니다. 즉, ‘사람’과 ‘대화’가 『안팎』의 주요 해시태그인 한편, 각 대화가 『안팎』의 한 호(issue)를 이루죠. 여기서 ‘안팎’이 가리키는 대상은 이리저리 구부러집니다.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일 수도 있겠고, 두 사람의 내면과 외면일 수도 있겠죠. 안그라픽스의 안과 밖을 가리키기도 하고요. 앞으로 『안팎』은 이미 답이 정해진 길을 누구보다 빠르게 소개하기보다 정답 없는 세계의 안팎을 두루 살피며 여러분의 방황을 도울 예정입니다.

개념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안팎』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 표지판은 『보고서\보고서』였습니다. 『보고서\보고서』는 1988년 7월 1일 창간돼 2000년까지 안그라픽스에서 발행한 잡지로, 안그라픽스의 설립자이자 당시 홍익대학교 교수였던 안상수 선생과 조각가이자 국민대학교 교수였던 금누리 선생이 기획했죠. 본디 계간지로 기획됐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발행된 적이 없는 사실상 비정기 잡지였습니다. 1988년 1호를 시작으로 2000년 17호까지 여러 형태로 발행되는 동안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한글 타이포그래피 실험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과 ‘대화’가 있었죠.

『보고서\보고서』 1호를 감싼 비닐에는 표지를 장식한 어딘가 불온해 보이는 인물과 대비되는 다소 귀여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비스듬한 글자로 이렇게 속삭이죠.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존중합니다. 값 5,000원

『보고서\보고서』가 발행된 지 어느덧 35년이 흘렀고, 당시 서른 중반의 청년이었던 기획자 둘은 이제 일흔을 넘겼습니다. 어쩌면 『안팎』은 『보고서\보고서』 18호 또는 『보고서\보고서 2』 1호처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팎』은 『보고서\보고서』와 달리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면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든 열람할 수 있죠. 게다가 무료고요.

그럼에도 『안팎』은 새로움뿐 아니라 노스탤지어를 향한 모두의 욕구를 존중합니다. 또한 영국의 밴드 비 지스(Bee Gees)「사랑해 안팎으로」(Love You Inside Out)에서 노래한 한 구절만큼은 유념하려고 합니다.

우리 사랑은 힘을 얻었어.
한 번에 너무 많은 연인들.
네겐 좋지 않아.

『안팎』을 향한 그저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